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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타클 (spectacle) 내 추석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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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아니라서 더 좋았어-

1) 명절 연휴 시작 24.09.15

집안 사정으로 난 몇 년째 명절에 혼자 지내왔다.

쓸쓸할 때도 있었지만 몇 번 혼자 지내다 보니 익숙해졌고 이번 연도도 혼자 지내겠구나 생각했다.

연휴도 길겠다 할게 뭐 있나? "운동이 최고지" 해놓고 여러 가지 운동 계획표를 다 쫘 놓고 할 생각에 설렜다.

 

그런데 나이가 조금 먹었다고 막상 혼자 하려고 하니 재미도 없고 외로워서 라이징 포스(크로스핏) 여기도 러닝 단톡방이 있는데 내가 러닝 뛰자고 공지를 띄웠다.
솔직히 연휴고 다들 쉬고 싶고 귀찮아서 혼자 뛰고 오겠지 생각했는데 의외로 참여를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살면서 내가 중심이 되어서 무엇을 해본 적이 잘 없는데 운동을 통해서 이러한 경험도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존경하는 크루장님과 크루원들

이번 러닝 코스는 25km 정도 되는 거리였는데 크루원 한 분께서 20Km 지점부터 다리에 힘이 없다는 것을 알고
이때부터 끝까지 함께하기 위해 더 느린 페이스로 같이 호흡을 맞춰서 목표 지점까지 도착하니 "한진님 덕분에
도착할 수 있었어요" 말을 들으니까 감동의 쓰나미가 나이키 신발 이후로 또 한 번 내 마음을 쓸고 갔다.

막상 생각해 보니 나는 살면서 "~덕분에" 말을 내가 많이 해봤지 내가 들어 본 적은 별로 없었는데 이렇게 나 덕분에 누군가 도움을 받았다고 하니 내심 더 뿌듯했다.
 

 
2) 신나는 헬스장

역시 예상대로 명절 연휴라 그런지 헬스장에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럭키 비키)
평소에는 사람들이 많아서 내 루틴 데로 운동을 못하는 것도 있고 가끔가다 헬스장 빌런들이 있는데
한 기구에 30분 잡아먹는 빌런들이 보여서 화가 나고 레이저를 발사했지만 역시 이런 날은
진정한 헬스인들만 운동을 하고 계시니 명절 내내 맘 편히 헬스장을 이용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한 달 만의 다시 측정해 본 인바디 살, 골격근 + 1kg 인바디 점수 2점 증가해서 94점>96점 살면서 성적표에는
이런 고득점은 없었는데 이 맛에 운동하는 것 같다 ㅋㅋㅋ

 

3) 급성 통풍
약 1달 동안 밥 먹은 게 하루 2끼마다 계란 8~10개+공깃밥 왕창, 오이 하나 이렇게 먹었는데
솔직히 헬스도 매일 하고 있고, 러닝도 병행하다 보니 몸에 무리라고 생각은 안 하고 살았는데
역시 뭐든지 극으로 하면 안 됐었다.
"과유불급" 조상님들 말씀들이 참 신기하고 백 번, 천 번 맞는 것 같다.

09.17 새벽부터 왼쪽 발목에 통증이 시작됐고 자칭 통풍 전문가로서"아 이건 러닝 해서 아픈 게 아니다"를 느꼈다. 새벽부터 오는 통증과 어떻게 해결할 수 없는 이 상황에 너무 참담했다.
통풍은 24~48시간 내에 약이나 치료를 통해 요산 수치를 낮추지 못하고 지내다 보면 관절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내 머릿속에서는 화산 폭발 일보 직전...
응급실은 현재 의사분들 파업으로 가지를 못했고, 그나마 집에 있는 소염 진통제로 해결해 보려고 했지만 도저히 해결이 되지 않았다.
 
이때 생각 든 게 "아 이번 마라톤은 끝이구나" 생각했는데 막내동생이 "형 비대면 진료 앱 있어"
이 말을 듣고 바로 다운로드하고 스크롤 쫙쫙 내리던 중 다행히도 진료를 봐주시는 선생님이 계셔서 처방전 받고, 약국도 명절에 여는 곳이 있어 약 잘 타먹고 지금은 호전이 된 상태이다.
(이런 앱을 만들어 주신 개발자분들, 명절에도 진료를 봐주시는 선생님, 약국 열어주시는 약사님 정말로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또 극으로 하다 몸 망친 나에게 뺨 6대 때리면서 반성 또 반성하면서 다시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말하야지 다짐한다.

 

매년 명절 늘 혼자였지만 이번 명절은 혼자가 아니라서 너무 따뜻하고 즐거웠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에 더 열심히 살아가고 노력해야겠고
명절도 끝났으니 돈 열심히 채굴하고 마라톤까지 무사히 잘 보내봐야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So0L3LpxcKE